일상에서

소설읽기) Kafka on the Shore - 이번 여름에 도전하는 영어 원서 읽기

J^ 2020. 8. 13. 15:16

 

 

Kafka on the Shore by Haruki Murakami

 
하도 오래 전에 나온 책이어서 알라딘에서 중고로 살 수 있었다. 종이색이 누리끼리하다. 항상 궁금한게 고급 미색용지인 우리나라와 다르게 미국의 paper back책들은 그냥 신문용지다 한번 읽고 버리는 책인가. 내가 이북이 당기지가 않는 이유가 종이의 아날로그적인 촉감과 시각을 느끼고 완독한 후 대견하게 책을 바라보게되는 기분 때문이다. 그래서 갱지로 만든 책을 받아보면 뭔가 고급스러움에 대한 아쉬움을 느낀다.

 

해변의 카프카, 무라카미 하루키의 전 세계적인 히트작. 하도 유명한 책이어서 나는 전에 이 책을 한글판으로 읽은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한참을 읽어도 처음보는 내용이다.  상실의 시대를 이 책으로 착각했나보다.

언제나 그렇듯 무라카미 책에는 그가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 한 두곡이 책의 테마음악처럼 반복된다.

When the Haydn concerto was over Hoshino asked him to play the Rubinstein-Heifetz-Feuermann version of the Archduke Trio again. While listening to this, he again was lost in thought. Damn it, I don’t care what happens, he finally decided. I’m going to follow Mr. Nakata as long as I live.”

 https://youtu.be/8n1uK-6bCVE


베토벤 피아노 3중주 B♭장조, op. 97, ‘대공’
하이페츠 바이올린, 루빈스타인 피아노, 포이어만 첼로. 이 전설 세명의 몸값이 백만불이 넘는대서 백만불트리오다. 담배 꼬나물고 첼로 연주하는 것이 요새 기준으로는 신기하다.

내겐 SUK TRIO와 오이스트라흐 트리오 음원은 있는데 아쉽게도 이 백만불 트리오 음반은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유튜브가 있으니까.

베토벤이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귀가 먹은 상태에서 작곡하여 오스트리아 루돌프 대공에게 헌정한 곡이란다. 베토벤은 영웅교향곡도 나폴레옹에게 헌정하려 만들었다.  유럽을 전란의 불바다에 휩싸이게하고 무고한 자기나라 수십만 젊은이를 떼죽임 시킨 침략자가 뭔 영웅인가. 그렇다면 토요토미히데요시도 영웅이겠다. 그 뛰어나고 유능한 음악가도 권력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시절이었던 것이 유감이다. 요즘 같으면 작곡 로열티만으로도 엄청 호사를 누릴 수 있었을텐데..

이 책은 결말로 갈수록 황당하여 실망했다. 장르가 개인별로 호불호가 다르겠지만 점점 지브리스튜디오 미야자키 스타일 애니메이션이 되어버린다.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물체와 이세상 물질의 경계에 있는 세상에서 이 세상 사람은 고양이와 대화하고 이 세상사람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닌상태에서 이 세상 사람에게 죽임을 당한다. 일본문화 특유의 음침하고 습하고 괴기한 내용이 펼쳐진다.

 

소설에 일본의 생활문화가 녹아있겠지만 참으로 좀 .... 카프카란 중학생 남자아이가 가출을 하여 이 여자는 아마 내 친누나일지도 몰라하는 여자아이와 그리고 이 여자는 아마도 내 엄마가 맞을거야라고 생각하는 나이든 여자와도 잠을 잔다.  중학생을 주인공으로.....   요즘 출간되었다면 아청법이 기다렸을텐데 ...

약간 모자르지만 초능력을 가진 노인네도 주인공이다. 그의 말투는 항상 짧고 간결하다. 일본어를 영어로 번역한 사람도 단어와 문장을 주인공의 언어 구사력에 맞춰서 선택하여 영문번역을 한거 같다. 그래서 그다지 난이도 어렵지 않게 이 이상한 소설을 읽어 나갈 수 있었다.